내가 파인드라이브의 내비게이션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2월 M720이라는 20만원대이면서도 DMB를 지원했던 ‘초저가’ 제품이었다. 물론 요즘에는 10만원대의 값 싼 내비게이션도 많이 나와 있지만 당시 저 제품이 나올 때 까지만 하더라도 30~40만원대의 제품이 대부분이었기에 ‘싼티’가 팍팍 남에도 제법 괜찮은 점수를 줬던 제품으로 기억된다.
당시 파인디지털의 내비게이션이 대부분 그랬다.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없었고 싸지만 실속 있는 뭐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IQ가 나오면서 파인디지털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바뀌게 된다. 파인디지털이 맵퍼스를 인수하고 보다 나은 자체 지도를 갖추게 되면서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실적이나 부채 비율은 논외로 치고 일단 제품만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파인드라이브 바이오는 음성인식 기능을 결합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위성 및 지상파의 듀얼 DMB 수신 지원, DMB 망을 통한 A-GPS(파인GPX 기술)로 수신률을 높이는 등 여러 기능적인 부분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이 제품의 음성인식 기능으로 말하자면, 조용한 차 안에서는 거의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인다. 음성으로 길을 찾으려면 먼저 ①내비게이션 화면 하단에 음성 인식 아이콘을 누르고(리모컨을 활용해도 된다) ②‘서울시’나 ‘경기도’ 등 시도를 음성으로 입력한다 ③그런 다음 ‘가산역’, ‘강남역’ 등 가고자 하는 곳의 명칭을 음성으로 입력하면 ④1~2초 뒤 제품은 팝업 창을 통해 ‘가산역’이나 ‘강남역’ 등 유사한 단어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⑤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곧바로 길 안내를 시작한다.
약간 번거롭지만 화면을 주시하면서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는 방식보다는 편하긴 하다. 물론 리모컨이 있어야만 운전 중에도 위험 없이 가고자 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엔진 튜닝이나 노화로 인해 소음이 크게 나는 차량이라면 이 기능을 제대로 이용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창문을 열어놓고 주행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발음만 또박또박 잘 한다면 거의 100%에 이르는 인식 결과를 보여주지만 시끄러운 환경에선 인식률이 30% 이하로 떨어진다.
파인디지털이 현재 옵션으로 판매되는 지향성 마이크를 기본 품목으로 제공했다면 제품에 대한 평가는 훨씬 높아졌겠지만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리모컨이 있어야만 음성인식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불만이지만 이는 현재 음성 인식 기술이 가지는 한계를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내가 궁금한 건 음성 인식 기능을 100% 활용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잘 쓰지 않게 된다. 어쩐지 이게 더 번거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술적인 한계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이기 때문일까?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