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원짜리 '명품' 키보드 리얼포스86

컴퓨터 2008/06/14 02:55 Posted by poweru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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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레오폴드가 수입하는 리얼포스86 키보드. 이 제품, 가격이 무려 27만원이다. 만 원짜리 보급형 키보드를 쓰고 있다면 사람들이 왜 이 제품을 구입하는지 궁금해 할 수도 있다.

모니터나 CPU라면 몰라도 키보드에 27만원이라니. 좋아보이지도 않는다. 시꺼먼 색상, 오른쪽 숫자 키패드가 빠진 토막 난 디자인. 마이크로소프트나 로지텍 키보드처럼 최신 기술이 들어가거나 생긴 게 화려한 것도 아닌데 거금 주고 이걸 도대체 왜 사나?
 
■ 27만원, 초고가 키보드
일단 남들이 좋다니까 관심은 간다. ‘명품’이란다. 제조사도 판매사도 제품을 쓰는 사용자도 리얼포스를 명품 키보드라 부른다. 가격이 비싸서 명품이 아니라 치기 편하고 오래 쳐도 부담이 없기 때문에 명품이라는 설명이다.

듣고 보니 호기심이 생긴다. 어떤 제품일까.

리얼포스86이 뭔가 다른 키보드라는 것은 자판을 한 번 쳐보면 딱 감이 온다. 이 제품은 이른바 ‘정전 용량 무접점’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이다. 쳐보면 말랑말랑한 느낌. 키 아래에 러버돔이라는 고무 재질의 중간 매개체가 존재하며 이것이 PCB와 접촉되어 키가 눌러졌는지를 인지한다.

정전 용량 무접점 방식은 다르다. 키가 눌러짐과 동시에 전류가 생긴다. 이를 신호로 삼아 키가 눌러졌음을 인지한다. 키와 PCB 기판 사이에 어떠한 매개체도 없다. 따라서 눌렀을 때의 감이 독특하다. 좋다. 부드럽고 경쾌하다.

단지 키감이 좋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키보드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더구나 키와 키 사이의 간격, 경사도 등 모든 면에서 이 키보드는 손가락과 손목을 편안하게 해준다.

종전 모델,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모델인 리얼포스 101과의 차이점은 오른쪽 숫자 키패드가 없다는 점, 연결 포트가 USB라는 점, 딥스위치 조작을 통해 키와 키의 위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 윈도우 키가 포함됐다는 점 등이다.

오른쪽 키패드가 없어져서 비슷한 부류인 해피해킹 키보드와 흡사한 모양새를 띄고 있다. 숫자 키가 없어져서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오른쪽 숫자키를 자주 사용한다면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물론, 키보드에 돈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리얼포스101을 추천하겠다.
 
일반적인 업무 용도라면 숫자키 없이도 얼마든지 편하게 쓸 수 있다. 국내 유통사는 오른쪽 키패드가 사라졌기 때문에 마우스를 움직일 공간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사실 이건 취향의 문제다. 프로그래머나 서버 관리자가 특히 이렇게 토막 난 키보드를 좋아한다.
   
■ 이상한 매력
그렇다면 단순히 키감이 좋고, 오래 쳐도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어찌됐건 내용물은 별로인데 포장만 잘 됐다고 명성이 높아지진 않는다. 리얼포스 키보드는 일단 내용물이 좋다. 그러나 내용물이 좋다는 것 만으로는 힘들다. 그에 걸맞게 잘 포장이 되어야만 한다.

이 제품은 가격으로 포장됐다. 비싼 가격. 그리고 뛰어난 성능이 결합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상한 매력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런 매력이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대대적인 홍보나 마케팅이 아닌, 키보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는 거다. 써보니 무척 좋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민이라는 얘기가 퍼지고 퍼졌다.

이 때문에 선입관을 가지게 된다. 당연히 좋다는 생각 말이다. 직접 쓰는 내내 이 선입관을 떨쳐버리지가 쉽지 않았으나 결론은 ‘그래도 좋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기사가 선입관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리얼포스86의 낱개 부품 가격이 27만원에 훨씬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완성된 리얼포스86은 27만원의 가치를 충분히 한다. 키감 좋고 오래 써도 편하며 수명도 길다. 그리고 “27만원짜리 명품 키보드예요”라고 자랑도 가능하다.

[ 관련기사 ]
레오폴드 해피해킹 프로페셔널2
최고가 키보드, 레오폴드 토프레 리얼포스 101


한주엽 기자(powerusr@ebuzz.co.kr)

PS. 제품 자체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서 가지고 싶다는. 나는 된장남?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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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로커의 생각

    Tracked from grokker's me2DAY  삭제

    리얼포스vs HHK pro 어떤게 극강일까. HHK가 리얼포스의 스위치를 쓴다고도 하는데.. 키배치로 따지면 리얼포스가 좀 더 일반적이긴한데.

    2008/06/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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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년 전, 아론이라는 회사의 기계식 키보드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것이 아니라 회사 자산이었죠. 제가 사용했었구요. 때가 꼬질꼬질한, 그저 별 볼일 없는 키보드였어요. 당시 기계식 키보드를 접한 게 처음이었는데, '딸깍딸깍' 느낌 참 좋더군요. 키보드를 두드리면 두드릴 수록 흥이 난다고나 할까요?

당시 다니던 회사가 월급을 6개월 이상 주지 못했던 터라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제 소유가 되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그 느낌을 잊지 못해서 옮긴 직장에도 이 키보드를 가져다놓고 쓰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욕을 좀 먹었죠. 시끄럽다고.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쓰는 내내 두드리는 기쁨을 줬던 키보드였던 것 같습니다.

이 키보드가 망가진 다음에는 일반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를 사용했습니다. 뭐 사실 저는 입력 장치에 그렇게 욕심을 부리는 편이 아니어서 가격이 몇 배나 비싼 기계식 키보드를 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돈도 없었고 말이죠.

물론, 가끔씩은 기계식 키보드의 그 경쾌함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소리가 엄청나게 크긴 하지만 '내가 지금 무엇인가를 열심히 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릴 수 있으니 윗분들께 일 많이 한다고 어필할 수는 있겠네요. ^^

요즘은 이러한 기계식 키보드보다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이라는 다소 어려운 용어를 쓴 키보드가 인기를 얻고 있더군요. 가격을 살펴보니 엄청나게 비싸네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레오폴드 토프레 리얼포스 101의 경우 가격이 24만 원이나 합니다. 헉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비싼건지 물어봤더니 제품의 독특한 설계 구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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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브레인과 기계식 키보드는 키를 누르면 어떤 방식으로든 내부 PCB 기판과 '접촉'을 해서 눌러졌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기계식이냐 멤브레인이냐의 차이는 직접 닿느냐 중간에 뭐가 있느냐에 따라 생기는 것이구요. 그런데 이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는 말 그대로 접촉을 하지 않습니다. 키를 누르면 전류가 생겨서 그것이 전달되어 키가 눌러졌음을 알리는 방식이죠. 그러니까 키캡과 내부 PCB 사이에는 접촉을 위한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이처럼 비싼 값을 받는게 뜨기 위한 상술인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키감은 상당히 좋습니다. 기계식이 딸깍딸깍, 멤브레인이 뭉텅뭉텅 느낌이라면 이 제품은 뭐랄까, 딸깍딸깍과 뭉텅뭉텅 중간에 있다고나 할까요? 가벼우면서 무겁지도 않고 아주 경쾌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그런 키감입니다. 직접 쳐보셔야 알 것 같습니다.

참고로 가로로 짧은 해피해킹 키보드도 이 제품과 같은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는 분 와이프께서 전산 쪽에 종사하는데, 한 번 쳐보곤 그 다음날 바로 지르셨다는 -_-

여튼 뭐 이 제품 겉모양 보면 정말 24만 원짜리 제품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들어보니 묵직한 게 조금 다르긴 하군요. 그러나 윈도우 키도 없고(윈도키 + E로 탐색기 자주 띄우는 저는 조금 불편하긴 하더군요), 각종 단축키 같은 것도 없습니다(그러나 이거 100% 활용하는 사람도 사실 찾기 힘들어요). 무선 기능도 당연 없구요.

'에이!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한 2주간 써보니, 그냥 저냥 좋다는 얘기밖엔 할 수가 없습니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라고 이리저리 틀어놓은 제품, 슬림형 디자인이랍시고 엄청 얇게 만들어놓은 제품, 보기만 좋은 이런 키보드보다는 상당히 편하게 타이핑을 칠 수 있었습니다. 칠 때마다 느껴보는 좋은 기분도 오랜만에 느껴보구요. 이런 좋은 기분과 편안함은 단순히 키감 만으로는 얻을 수 없죠. 키와 키 사이의 간격, 기울어진 각도, 구성(이건 뭐 표준형에 거의 근접한 모델이니 ^^) 등 여러 요건이 합쳐져야 합니다.

점수로 따지자면 100점을 주고 싶습니다. 정말 가지고 싶은 제품입니다. 그러나 돈을 주고 구입하기에는 너무나 비쌉니다. 이 정도의 돈을 지불하기에는 제가 입력장치에 부리는 욕심이 그리 크지가 않군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도,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해서 이 제품에는 별 3개를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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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FK  수정/삭제  댓글쓰기

    윈도 키가 없다는게...으으으...

    2007/11/02 20:43
    • powerusr  수정/삭제

      그게 좀 안습이긴 하죠. ;; 왼쪽에 하나만이라도 들어가 있었다면 ㅎㅎ

      2007/11/02 20:54
  2. snowall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HHKP2를 씁니다. 밋밋하다 싶을 정도로 심심한 키감이지만 이거 쓰다가 다른 키보드를 쓰면 속도는 50%로 줄고 오타율이 200% 늘어나죠. 공간활용도가 확실히 올라갑니다. 마우스도 멀지 않아서 좋죠.
    리얼포스랑은 키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네요.

    2007/11/02 21:58
    • powerusr  수정/삭제

      HHKP2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그 키보드에 익숙해지셨다면 리얼포스도 쉽지 않으실 듯 싶은데 ^^;

      2007/11/02 22:02
  3. nan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싼 키보드사는 사람보고 이해를 못했었는데 주위에 가지고 계신분것을 한번 쳐보니, 왜 사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하나 갖고 싶더라구요, 이것 역시 한번 쳐보면, 지름신께서 강림하시겠지만, 충분히 컨트롤 해야만할 가격이네요ㅡㅡ;

    2007/11/03 01:20
    • powerusr  수정/삭제

      예, 저도 쳐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그러나 10만원 이쪽저쪽이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이건 뭐 ;;

      2007/11/03 23:39
  4. 엠의세계  수정/삭제  댓글쓰기

    7천원짜리 키보드 쓰는 저하고는 평생 인연이 없을 것 같은 키보드 군요...24만원....머엉....
    저도 기계식의 이야기는 듣고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게임 좋아하는 제 친구는 기계식 샀다가 환불 받더군요....겜하는데 방해라고....^^;;
    그거 보면서 전 PC론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비싸다고 올그라운드 플레이어고 나에게 맞는 건 아니구나란 생각도 했봤습니다.
    그래도 기계식은 언제간 한번 써 볼 생각입니다. 지금 키보드 부서지면 일 듯....^^;

    2007/11/03 07:03
  5. cirrus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5만원대의 입문급인 '필코 제로'를 쓰고 있는데 이놈도 참 좋습니다. 슬림한 디자인도 멋지고 윈도우키도 있죠. -_-;

    2007/11/03 07:52
    • powerusr  수정/삭제

      회사 팀장님이 이번에 그 키보드로 바꿨죠. 각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던데 말이죠. 아~

      2007/11/03 23:40
  6. 장선배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맴브레인이나 고무캡 쓰는 건 크게 다를 바 없는데.. 맴브레인 방식은 그 가운데에 접점을 눌러주기 위한 돌기가 있는 정도겠고.. 결국 키감 자체는 둘 모두 그 고무같은 재질의 차이에서 오는 것.. 맴브레인 키보드라도, 그 재질이 좋은 제품일 경우, 키감이 상당히 뛰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라..
    글 쓰는 용도로 쓰고 있는 지금의 키보드.. 올해로 8년째 쓰고 있지만, 이 오래 된 맴브레인 키보드가 HHK P2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는 듯..

    2007/11/06 22:37
  7. JK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지는군요. ^^;;

    2007/11/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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