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저널 버즈]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화면 크기 10인치형 미만의 노트북을 ‘넷북’이라 부른다. 작고 가벼우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최근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델이 출시한 인스피론 미니 12도 넷북이다.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했으며 가격도 60만원대 후반으로 저렴하다. 다만 화면 크기가 다른 넷북보다 약간 큰 12.1인치형이라는 게 차이다.
■ 넷북의 용도
넷북이라는 용어는 인텔이 지었다.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해 전력 효율이 높으면서도 값이 저렴한 10인치형 미만의 저가형 미니노트북을 인텔은 넷북으로 이름 붙였다. 넷북이건 넷북이 아니건 저가형 미니노트북에 들어간 아톰 프로세서는 그들이 규정지은 넷북의 용도에 꼭 맞게 설계되어 있다.
설명하자면, 작고 저렴하면서 전력효율이 높아 이동용으로 쓰기에 안성맞춤인 프로세서가 바로 인텔 아톰이다. 크기가 작고 저렴하지만 인터넷 접속이나 동영상 재생, 오피스 프로그램 등은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얘기하면 간단한 인터넷 접속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무거운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세서가 바로 인텔 아톰인 것이다.
인텔은 당초 개발도상국에는 교육용으로, 한국처럼 성숙된 시장에선 세컨드 노트북으로 넷북이 자리 잡길 바랬던 듯 하다. 저렴한, 상대적으로 판매 이윤이 적은 넷북이 11~13인치형의 서브급 노트북 시장을 갉아먹으면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넷북의 화면 크기도 10인치형을 넘지 않도록 제조사에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다른 이유다.
센트리노2 플랫폼을 탑재한 11~13인치급 서브급 노트북에 비해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넷북을 서브노트북의 크기로 내놨을 경우 자사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형차에나 장착하는 낮은 배기량의 엔진을 준준형 차량에 얹으면 힘 딸리고 연비도 좋지 않아 결국 엔진 제조사를 원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서브노트북 크기의 넷북
그래서 지금껏 나온 넷북의 화면 크기를 보면 10.2인치형을 넘지 않았다. 이유야 어쨌건 가벼운 작업용으로 나온 넷북의 성격에 부합했다고 말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개별 제품의 평가는 접어두고서라도 말이다.
그러나 넷북을 써왔던, 혹은 구매하려던 누군가는 더 넓은 화면과 해상도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것이다. 들고 다니기 좋을 만큼 작고 가벼우면서 널찍한 화면을 가진 넷북을 바라는 이들에게 델 인스피론 미니 12는 제법 어울리는 제품으로 보인다. 넷북이 낼 수 있는 최대 성능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들에겐 특히 그렇다.
1280×800 해상도를 지원하는 12.1인치형 액정을 장착한 인스피론 미니 12는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독특한 내부 설계로 두께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 인상적이다. 상판을 덮었을 때의 두께가 2cm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매우 얇고 이로 인해 무게도 약 1.2kg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인스피론 미니 9때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순백색 상판 위에 새겨진 동그란 델 로고를 보고 있자면 60만원대 후반의 비교적 낮은 가격을 가진 값싼 노트북으로 보기에는 다소 아까운 디자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가형이지만 고급스러운 인상이 짙다는 얘기다.
게다가 인스피론 미니 9에서 누군가에게는 구입을 망설이게 했던 요소인 8GB SSD 대신 80GB 4200rpm 하드디스크를 달고 있다. 인스피론 미니 9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지만 불편한 키보드 등 몇 가지 단점과 컨셉 때문에 구입을 꺼렸다면 이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미완의 넷북, 유감
델은 인스피론 미니 12를 통해 넷북이라는 분류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인텔의 속사정이야 어쨌건 넓은 화면으로 사용 편의성을 강화하려는 델의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기기 자체를 놓고 봤을 때 델 인스피론 미니 12의 사용 편의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일단 키보드. 넓은 화면은 만족하지만 이에 걸맞지 않은 작은 사이즈의 키보드에 대한 불만은 크다.
인스피론 미니 12에 장착된 키보드는 10인치형의 넷북과 거의 동일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얇게 만든 것은 인정하지만 키보드 배치에 있어 공간 활용은 평균 점수 이하라는 얘기다. 게다가 모든 키가 네모반듯한 형태여서 모서리를 깎아 만든 10인치형의 키보드보다 오히려 오타가 잦다.
전작 인스피론 미니 9에서 지적됐던 한영 키의 왼쪽 배치와 가로 폭이 좁은 시프트키로 인한 잦은 쌍자음(ㅃㅉㄸㄲ) 오타는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말할 수 있으나 크기를 줄여놓은 쉼표(,), 마침표(.), 물음표(?)는 장시간 타자를 칠 경우 짜증을 유발시킨다. 시프트키도 폭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경쟁 제품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짧다. 오타를 내기 쉬운 구조다.
Z530 아톰 프로세서, 1GB DDR2 메모리, 내장형 그래픽 코어 등 전형적인 넷북의 사양을 그대로 따르면서 운용하기 버거운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체제로 썼다는 것도 단점이다. 전원을 켜둔 상태는 물론이고 전원을 껐다가 새로 부팅하고 뭔가 작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다 못해 지겹기까지 하다.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앞서 말한 독특한 내부 설계로 메모리 증설마저 불가능하니 이 쯤 되면 스스로 다운그레이드 하면서 애를 먹거나 괜스레 구입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처럼 치기 불편한 키보드와 무거운 운영체제에 비하면 2시간을 채 못버티는 3셀 배터리와 기기의 작동 상황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부재 및 헐거운 힌지로 인해 덜렁거리는 액정에 대한 문제는 오히려 사소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스피론 미니 12는 델이 처음으로 선보인 12.1인치형의 서브급(?) 넷북이다. 델이라는 굴지의 PC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이며 넓은 화면으로 그간의 넷북에서 느꼈던 답답한 화면을 개선했다. 또한, 넷북의 좁은 화면에 답답함을 느꼈거나 그럴 거라는 생각을 가진 대기 수요층에게 충분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제품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인스피론 미니 12는 추천할만한 제품이 못 된다. 몇 가지 취약점을 개선하긴 했으나 윈도우 비스타 채택에 따른 느린 속도,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과도하게 불편한 키보드는 이제 겨우 다듬기 시작한 베타버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델이 또 다른 넷북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으나 어렵게 구현한 컨셉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를 포기하고 기본에 충실하도록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조금 더 갈고 닦아야 좋은 시도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평균 점수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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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엽 기자(powerusr@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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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화면'만'늘린 넷북이네요....
2008/12/31 02:13대체 자사에서 새로 정의한 넷북 플렛폼은 왜 적용않한걸까요?
델이 새로 정의한 넷북 플랫폼은 잘 모르겠지만 인스피론 미니 시리즈는 뭔가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얼핏 보기엔 가격도 싸고 디자인도 괜찮은데 말이죠.. 까보면 ㅋ
2008/12/31 10:28